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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양봉할 때 입는 망사로 된 수트를 입고 있다. 머리는 빛에 비추어지면 보랏빛이 도는 어두운 색에 반곱슬기가 돈다. 두꺼운 눈썹 사이에 미간은 무엇이 불만인지 항시 찌푸려져있고 쌍꺼풀이 없이 날카로운 눈매에 고동빛 눈동자가 자리해있다. 늘상 바깥을 나다니다 햇빛을 받아 그을린 피부는 경무리에선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조금 더 건강해보이게 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손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장갑을 끼고 푸른 줄무늬 셔츠와 회색 면바지를 멀끔히 입고있었다. 6월 초의 날씨에 더울법도한데 스스로는 익숙하다는 듯, 즐겨신는 신발은 늘 검은색 고무장화였다.

-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거나 그것에 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옳지못한 점을 반드시 짚어내고서야 직성이 풀리는, 타인이 보기에 꽉 막혔다고 생각할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과묵하진않으나 그렇다고 필요없는 말이 많은 수다쟁이는 아닙니다. 적당히 자신이 해야할 필요가 있는 말은 효율적으로 하려는 편입니다.

-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편협한 것이 단점이나 대신 그 좁은 틀 안에서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려 다른 사람에게 손가락질 받을 일은 절대 하지않는다는 것이 스스로의 장점이자 신념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항상 자신이 지역사회의 도움이 되는 존재이길 바라기에 경무리에서 산사태가 막 일어났을 즈음에도 자신의 양봉장에서 일어난 피해를 복원하는 것보다 경무리의 재건을 가장 먼저 나서 도왔을 정도입니다. 이렇다할 자신만의 취미나 즐거움을 갖지 못해서 남들과는 다르게 일에 파묻히고 치이는 것에서 삶의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본성이 완고하여 한번 자신이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것을 이루어내기 전까진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그것이 일 중독으로 이어져 자신을 해치는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 정작 자신과 관련된 일엔 걱정이 없어서 본인은 별일 아니었다는 듯 크게 신경쓰지않습니다.

- 스스로를 공과 사가 분명한 사람이라 칭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듯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오고가는 인정과 의리에 그 경계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종종 보입니다. 하지만 고지식한 면이 있어 의미없는 띄워주기식의 말들이나 당장 듣기좋기만한 아첨은 타인에게 하지않을뿐만 아니라 타인이 스스로에게 건네는 것 또한 혐오합니다.

 

- 1975.02.14일 생 토끼띠

 

- 사화 초, 중, 고등학교 졸업

 

- 경무리에서 나고 자라서 30대 초반, 어머니 지인의 주도 하에 선을 보고 만난 여성과 결혼했지만 결혼 5년차에 이혼하고 전 아내는 서울에서 살고있습니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었습니다.

 

- 자신의 위로 큰형과 작은 누나, 아래로 여동생이 한명 있습니다. 모두 성인이 되고서는 경무리를 나가 각각 다른 지역으로 흩어져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부모님이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해지시고서는 큰형이 모시기 때문에 아내와 이혼한 후로는 줄곧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 어릴 때부터 양봉을 업으로 하던 부모님 아래서 자라 할 줄 아는 것이 그것 뿐이었지만 먹고살기위해 할 수 있는 2차 산업 또한 배우고 익혀서 현재는 사업자등록번호를 내고 벌꿀밀랍 캔들을 제조하여 판매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들에게 원하는 모양을 의뢰받고 수제작으로 만들어서 판매합니다. 의외로 손재주가 있고 예쁘다고 입소문을 타서 그냥 벌꿀을 판매하는 것보단 쏠쏠합니다.

 

- 그 외에 벌들을 이용해서 근처에 작은 딸기 비닐하우스나 참외 비닐하우스도 부업으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 역시 산사태로 피해를 입어 지금은 모두 망가졌습니다.

 

- 어릴 때부터 줄곧 집안일을 나서 돕기도 했지만 혼자 살아온 기간이 있어서인지 웬만한 가사일은 모두 해냅니다.

 

- 무엇이든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하진 않지만 비가 오는 날은 조금 신경이 예민해집니다.(뼈가 아파서...)

 

- 깊게 생각을 할 때 유독 미간이 찌푸려집니다. 종종 화가 났냐는 오해를 받지만 경무리의 사람들은 아마 그의 이런 표정이 익숙할 것입니다.

 

- 그는 산사태 이후 이상한 일을 겪었습니다. 몇개 남지않은 양봉상자라도 수습해보고자 갔던 농장에 벌이 한마리도 남지않고 사라진 일이었습니다. 벌들이 산사태 후로 단체로 피난이라도 간건가 생각했지만 벌들은 저녁즈음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의혹은 그것으로 그쳤습니다.

 

휴대폰(아이폰X)

에어팟

지갑(만원지폐 두장, 백원동전 하나, 오백원동전 하나, 신용카드, 1종운전면허증, 명함몇장)

일주일 전, 리하다가 경무리에 도착하여 가장 처음 만난 인물이 현택이다.

현택은 리하다를 하룻밤 재우고 돌려보낼 생각이었으나 리하다가 잡은 그의 약점(!)을 쥐고 흔든 탓에 장장 일주일째 집에서 거두는 중.

 

슬픔에 잠긴 리하다가 떠들면 현택이 "입 다물고 밥이나 먹자" 라며 현택이 틱틱거린다.

이혼했다는 소식을 주워들은 뒤부터는 리하다 쪽에서 일방적인 동질감도 가졌다.

 

"현택 씨도 제 맘 알 거 아녜요…"

"알긴 뭘 알아!"

융이 대출을 끈질기게 영업했지만 실패하고 대신 현택의 양봉장 수습을 도와주게 되었다.

commision by @tnwlsl6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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