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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흑발에 회색 눈동자. 그러나 따로 염색이라도 한 것인지 속눈썹의 색은 눈색과 비슷한 옅은 회색이다.

눈동자가 크고 눈썹과 눈꼬리가 아래로 처져있어서 전체적으로 순한 느낌의 인상이지만 체격은 다부진 편.

머리모양은 정갈하게 정리했고, 잘 다려진 셔츠와 바지, 그리고 깨끗한 운동화를 착용한 단정한 옷차림을 했으며 전체적인 행동거지도 바른 편이다.

하지만 깔끔한 외모에 안 어울리게 얼굴은 어딘가에서 맞고 오기라도 한 듯 오른쪽 눈가에 멍이 들어있고, 팔에는 긁힌 상처들이 자잘하다. 깃에 가려져있지만 얼핏 보이는 목에도 흉터가 있는 것을 보면 전체적으로 다친 상처가 많은 모양이다.  

소심한|내성적인|친절한|겁이 많은|신중한

 

 스스로의 의견을 피력하는 일이 적고 눈치를 자주 살피며 부탁은 거절하지 못하는, 척 보기에도 소심한 사람. 마주친 시선을 피하거나 말을 더듬기도 하는 둥 대놓고 내성적인 성격이 두드러진다. 그만큼 불화에 대한 겁이 많은지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 타인의 기분에 맞추기 급급하며 항상 저자세를 유지한다. 강압적인 사람을 썩 좋아하는 것 같진 않으면서도.

 

 하지만 특별히 상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단지 소극적일 뿐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은 아닌 듯하다. 기본적으로 부탁 없이도 남을 잘 돕는 성정이며 상대방의 얘기를 잘 경청하고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말을 가려서 하는 둥 세심한 부분도 보인다. 은근히 생각이 깊고 신중한 편인 모양. 고의인지 습관인지, 자신의 이야기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하지 않는다.

- 수학학원 강사. 자원봉사 일은 취미이며 특별히 유명할 거 없는 작은 학원에서 일하는 탓에 바쁠 일이 없다는 모양. 시간이 빌 때마다 틈틈이 자원봉사를 하러 다닌다고 한다. 경무리에도 비교적 일찍부터 찾아와서 일을 도왔다. 

체력이 좋아서 주로 힘 쓰는 일을 돕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다치는 일도 많았다며 머쓱하게 몸의 상처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은근히 조심성이 없는 게 콤플렉스라는 듯 설명을 할 때가 아니면 상처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 보기와는 다르게 웬만한 성인 남성도 거뜬히 들어올릴 정도의 근력을 가지고 있다. 힘이 좋은 이유에 대해 물으면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는데 은근히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고. 힘 쓰는 일을 하다보니 더욱 단련된 것 같다. 지금도 삽을 들고다니며 남아있는 흙들을 치우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기혼자. 아내와 어린 딸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내와 딸만 해외로 가고 혼자 한국에 남아있는 처지인 모양. 가족 간의 사이가 나쁜 건 아닌지 종종 휴대폰으로 딸의 사진을 보여줄 때도 있다. 결혼반지에 대해 물으면 혹시 잃어버릴까 봐 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휴대폰, 삽, 목장갑

 불편한 사람

 

 마을을 나서던 중 길목에서 처음 만났다.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첫인상부터 좋지 않았던 사람. 그러나 같은 외지인이고, 마을 지리를 잘 모르는 것 같아서 길 안내를 해주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자신을 부려먹고 있어서 난감하다고… 아무래도 무서워서 본인에게는 직접 말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소심하게 불편한 티를 내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곁에 붙어있기 때문에 얼핏 보면 마냥 순종적으로 따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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