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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평소에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두루마기를 걸치고 밖을 돌아다니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딘가 붕 뜬 말투까지 현지인들이 보기에도 상당히 수상해 보인다. 경무리에서 그럭저럭 유사 깊은 집안의 막내아들이라고 하는데, 마을 일을 도맡아 토목업에 종사하며 주민들에게 크게 신뢰받고 있는 형들과는 달리 마땅히 일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여기저기 자주 어슬렁거리기 때문에 팔자좋은 백수 취급을 받고 있다. 소문으로는 돈벌이도 안 되는 학문에 심취해서 집안 돈을 뜯어먹고 있다던가. 붕 떠 있는 듯한 맹한 인상을 주긴 하지만, 진지한 대화를 나눌 때는 뜻밖의 어른스러움을 보이곤 한다. 공과 사의 차이가 큰 편이다.

[온화한]
강아지풀로 간지럽히는 듯한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태도로 사람들을 대한다. 그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접근하기는 참 쉬울 것이다. 화를 내거나 감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이 잘 없다. 어쩌다 불쾌한 일을 당해도 곤란한 표정을 짓는 정도로 그쳤다. 주변인의 말로는 산사태로 자기 집이 무너져 내렸을 때도 웃어넘겨 버렸다던가. 항상 긍정적이고 어지간한 사건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정신의 소유자. 산사태로 좌절한 마을 사람들을 웃으며 이끌어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일까, 최근 들어 형들 못지않게 통솔력이 있다는 식으로 다시금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견고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리 고집스럽지는 않았다. 사근사근하고 다정하여서 주로 어린아이들에게 호감을 얻곤 했으며, 말을 조리 있게 잘 풀고 특유의 분위기로 긴장된 분위기를 완화하여 복잡하게 얽힌 마을주민 관계를 매끄럽게 만드는 원활유 역할을 도맡곤 한다.

[산림 처사]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토목업에 종사해온 형들과는 달리 학구열이 강했으며 이 산구석 동네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고 이어가, 홀로 서울의 유명대학까지 수석으로 졸업했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그가 그대로 서울에서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졸업 후 곧바로 마을로 돌아온 그는 태평하게 백수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마을에 남은 이유를 묻는 사람이 많지만, 도시의 분위기가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는 답을 주곤 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도 않고 책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며 마을의 어르신들은 안타까움 반, 존경 반으로 산림 처사라는 말을 꺼내곤 한다. 팔자 좋은 백수이긴 하지만 밖에서 배운만큼 마을의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업: 돈많은 백수
생일: 5월 1일
별자리/혈액형: 황소자리/AB형

좋아하는 것: 녹차와 양갱, 고양이, 수국
싫어하는 것: ?


그 외 특징
-흡연자. 그리 자주 피지는 않는지 몸에서 옅은 담배 향이 날 뿐이다.


-근시인 탓에 멀리 있는 사람의 분간이 어렵다.


-완벽한 서울말씨를 사용하며 어린 아이에게도 굳이 존칭어를 사용한다. 친한 사이라면 반말을 한다.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다. 여름철에는 강가의 그늘진 곳에 앉아 발을 담그고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선풍기 없이는 못잔다며 애처럼 투덜거리기도.


-산사태로 집이 무너진 탓에 지금은 돌아가신 촌장님 댁에 형제 셋이 얹혀살고 있다. 최근 아주머니의 요리에 푹 빠진 모양.

 

-바이올린 연주를 좋아한다. 기분이 좋을 때는 훌륭한 솜씨로 연주를 하지만 학문 쪽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거의 휘갈기는 듯한 귀에 거슬리는 연주를 하곤 했다. 이 버릇 때문에 근처 주민들은 바이올린만 봐도 질색하곤 한다. 하지만 그 바이올린도 산사태로 인해 진흙 아래로 사라졌으며 마을은 소음으로부터 평화로워졌다!

-전공은 일문학이다. 하지만 넘치는 게 시간이다보니 독학으로 여러 학문에 발을 들이고 있다. 매년 관심사가 바뀐다. 작년까지만 해도 버섯 종류를 달달 외우곤 했는데, 올해에 접어들어서는 지질학을 공부하는 듯 했다. 특히 경무리의 지하수 보전을 위해 촌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독자적인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촌장님도 돌아가신데다 산사태로 집도 날아갔다. 일본 속담으로는 이런 것을 우는 얼굴에 벌침이라고 했던가? 당연히 연구기록이 저장된 컴퓨터도 몽땅 흙 아래에 있을 것이다. 길가의 우물을 보면 주춤할 정도로는 타격이 있는 모양이지만 곧바로 태연한 척을 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고양이 얘기가 많은 것을 보아하니 곧 취미가 그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어릴 적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외국어를 독학으로 접했다. 대부분이 일상회화급의 실력에 그쳤지만, 그 중에서도 일본어에 대한 관심이 유독 깊어 진지하게 공부하게 되었다. 지금은 현지인 수준으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담배와 라이터, 핸드폰, 수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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