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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ision by ​​​@JOYDOYNOY

 

누가 봐도 화려하게 생겼음을 온 몸으로 어필하고 있는 고양이상의 미인. 연분홍빛의 머리는 적당히 웨이브져 가슴께까지 흘러내리고, 묘하게 붉은 색이 도는 연푸른색의 눈이 상대를 명확하게 응시한다. 적당히 얇은 체격. 잘 갖춰 입은 블라우스와 H라인 치마 아래로 다리가 곧게 드러나 있다. 흰 발목 양말과 아이보리색 스니커즈를 신었으며, 스니커즈의 발등에는 민트색의 끈이 달려 있다. 

 

말괄량이 |1mg의 융통성 | 의외의 섬세함 | 디지털 인간 

 

 겁내거나 무서워하는 것이 없어 하지 못할 일이나, 가지 못할 곳이 없다. 수상하면 들쑤셔보고 궁금하면 해결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시비를 걸어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배로 갚아줘야 하는, '얌전하다' 나 '여성스럽다' 처럼 소위 '어른들이 좋아하는 참한 아가씨'와는 정반대 계열의 성격. 어렸을 때부터 이런 성격이 거침없이 드러난 탓에 경무리에서는 도희의 이름을 들으면 정색하는 또래 남자들이 (특히) 많다. 대개는 아, 그 얼굴만 예쁜 기집애, 정도의 반응. 

 

 그래도 아주 막나가는 것만은 아니다.  스스로가 예쁘다는 걸 잘 알고 드러내며 통할 만한 사람들에게라면 적당히 융통적으로 군다. 웃는 걸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면 거침없이 웃고, 얌전한 척 하고, 애교도 예의상 한 번은 부려 본다. 하지만 그걸로 해결이 안 될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거침없는 본래 성격이 나와버리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렇죠? 화사하게 웃으며 말하더라도 못 참을 일까지 참아주지는 않기에... 그 미소만 믿고 정도를 넘어 치근덕대거나 할 말 못 가리다간 거침없는 발언에 탈탈 털리는 건 애교요, 경찰서에서 마주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실제로 방송 중 거침없는 발언과 즉각적 대처 등의 이유로 팬들 사이에서 사이다란 애칭이 붙어 있다. 

 

 거침없는 말괄량이에다 천방지축이라 섬세한 것과는 거리가 멀 것 같지만, 의외로 상당히 눈썰미가 좋고 섬세한 편. 한 번 지나친 것이라도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언젠가를 위해 머릿속에 남겨두곤 한다. 사람을 상대하고 소통하게 되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후로 이 섬세함은 빛을 발했다. 두 세번만 보면 닉네임을 기억하고, 불러주고, 지난 번의 이야기를 꺼내드는 BJ를 찾아드는 시청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고소장에 적혀 있는 상세하고 일목요연한 피해 사실로 돌아오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집 안에 딱 한 대 있던 컴퓨터는 언제나 도희의 몫이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건만 상대적으로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선호하는 오빠와는 달리 항상 최신의 것, 특히 디지털 문명을 선호한다. 서울의 자취방에는 맥북, 데스크탑, 태블릿 PC를 비롯한 전자 기기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으며, 어지간한 신작 게임에 한 번씩은 발을 담궜던 전적이 있다. 팬들과 매일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인간의 한 면모일 터다. 

 

[빽도TV] : 대중에게는, 특히 10대에서 30대 사이에는 백도희라는 이름보다 빽도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하고 유명하다. 유튜브에서 해당 닉네임으로 최신 전자기기 리뷰와 게임 방송을 주로 하는 3년차 유튜버. 스무살 때 전공 과제 제출 겸사, 포트폴리오를 만들 겸사 별 생각 없이 시작했으나 당시 찍었던 자기 소개 영상이 - 그것도 전공 과제 때문에 3일 밤 새고 찍었다. -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명해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성형 의혹부터 일진 의혹까지 고루고루 돌았지만 모두 무고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익명 뒤에서 할 말 못 가린 네티즌들에게 고소 파티와 합의금 파티가 열렸던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 파란만장한 현실을 거치면서도,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들의 대부분은 빽도 얼굴만 보면 평화로운 편이라는 평가. 그러나 주 컨텐츠로 삼는 것이 최신 전자 기기나 게임 방송인만큼 댓글창이 아는 척 하는 댓글들로 이래저래 번잡한 편이었다. 물론 그 번잡하던 댓글창들은 또 한 번의 합의금 파티가 열리고 난 현재는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이다. 

 

 타고난 얼굴과 합의금 파티로 인지도를 높인 이후, 지금은 기타 제품 리뷰, 먹방이나 일상 로그 등으로 차곡차곡 컨텐츠의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얼마 전 산사태로 인해 잠시 경무리에 내려오게 되면서 휴식기를 선언하고 가끔씩 경무리의 풍경을 찍어 올리거나 방 안에서 짧은 영상을 올리는 정도의 활동만 하고 있다. 

 

 

[경무리, 경무리, 경무리!] 열 살, 처음 보았던 컴퓨터로 드넓은 인터넷 세상을 접해버린 이후 작고 평화로운 마을인 경무리는 도희에게 있어 그야말로 감옥과도 같았다. 항상 보던 사람, 항상 보는 날씨, 항상 보는 건물과 보기만 하면 짖어대는 지긋지긋한 옆집 개까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떻게 된 게 이 마을은 16년을 살아도 바뀌는 게 없었다. 그런 이유로 세상 예민하던 고등학교 시절, 도희는 경무리가 지긋지긋해진 나머지 단식 투쟁까지 벌여 오빠가 있는 서울로 전학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수능 성적과 흥미에 적당히 맞추어 K대 영상 디자인 전공을 선택했고, 지금은 유튜버 일과 병행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휴학 중이다. 아마도 졸업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다. 솔직히 졸업 안 해도 먹고 살 만큼 벌 수 있을 것 같다란 생각도 하고 있지만... 자퇴하지 않는 건 순전히 경무리로 다시 내려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16년을 살았고, 부모님이 여기에 계시고, 떠난 지 6년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경무리는 도희에게 집이라기보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가족] 부모님과 1남 1녀로 이루어진 평범한 가족. 부모님은 유수의 건설업체를 운영하다 귀농했으며, 그런 이유로 풍족한 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났다. 이번 산사태 당시에도 부모님은 둘만의 제주도 여행을 가 계셨고, 덕분에 다행히도 집만 상하고 사람은 상하지 않았다. 

 

(카멜색 가죽 백팩 안에 고이고이 모셔 들고 있는)

최신형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있는 태블릿PC (최신형), 단단하고 튼튼한 셀카봉

"에이~ 오빠가 '또' 잘못 눌렀겠지~." (차단했음.) 

 

 4살 차이가 나는 오빠. 어렸을 적에는 그럭저럭 데면데면했지만 오빠와 둘이서 서울 살이를 하게 되면서 꽤 많이 가까워졌다..고 도희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다. 일단 동네 지나가는 남자애보다도 싸운 적이 적었으며, 생활 가치관에 있어 다소 답답한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덕분에 적당히 각자의 생활 공간을 존중할 수 있기 때문. 오빠가 제 취미에 관심이 없는 게 아주 다행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되는 게 있고 아닌 게 있지! 아무리 인터넷에 널리 팔린 얼굴이라지만 가족이 제 방송을 찾아보는 건 아무래도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댓글 보다가 상처라도 받으면 곤란하고, 방송하다 말실수라도 하는 걸 듣는 것도 난감한 일이다. 그래서 도희는 최후의 대책으로 은희가 유튜브 구독하는 티를 낼 때마다 - 어떻게 된 게 아이디도 꼭 지 같은 걸로 댓글을 다는 바람에 이제는 아이디만 봐도 안다. - 거침없이 차단하고 있다. 지극히 선의에서 우러나온 거짓말과 함께. 

치기 어렸던 중학교 시절 잠깐 사귀었다. 소위 말하는 구여친, 구남친이라지만 두 사람 다 상대에게 질척거릴 만한 성격이 아니고, (작은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부모님끼리 오래 알아왔던 덕분에 깨지고 나서도 그럭저럭 잘 지냈었다. 이후 두 사람 모두 상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는데, 최근까지는 부모님과의 안부 전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걔는 요새 뭐하고 산다더라~의 '걔'를 담당하고 있었다. 서로가 경무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여기서 마주치게 된 것을 다소 놀랍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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