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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장 지원 @gaeto_

어디에 두어도 어색함 없이 잘 섞여들어가는 말갛고 평범한 얼굴. 그 다정한 미소에서부터 전적인 신뢰가 우러나오게끔 하는 호감형의 유순한 인상을 지녔다. 결코 작지 않은 신장과 체격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분위기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검은 뿔테 안경과 같은 색의 폴라티가 깨끗한 흰 가운과 대비되며 적절하게 어울린다. 오래 신은 듯한 낡은 운동화 역시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다.

  비가 올 때면 종종 부스스하게 일어나는 짧고 가느다란 머리카락은 그의 옷처럼 새까만 검정이다. 짙은 눈썹 아래 자리한 눈동자는 그보다 투명한 검은색. 때로는 빛에 따라 투명한 자색이나 고동색으로 비치기도 한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있는 덕에 항상 웃는 상이다. 원체 잘 미소 짓기도 하지만.

무사태평|느긋한|다정한|아날로그 인간

 

 

  시골에서 나고 자라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백가(家)의 자랑스러운 장남. 워낙 순탄하게 자라온 터라 마음에 근심 걱정이 없다. 겁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타고난 성격의 단단한 기반 위로 운과 환경이 받쳐준 덕분이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어지간한 일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의 소유자다. 제법 큰일이 벌어져도 '어련히 괜찮아지겠거니~' 하는 정도가 반응의 전부. 이는 경무리 산사태 때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론 대책 없이 손을 놓는 류는 아니다. 단지 근거 있는 여유에서 오는 느긋함일 뿐. 1분 1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의 응급실 속에서 특히 의지가 되는 유형의 사람이다. 드물기도 하고.

 

  사랑받고 자란 만큼 베풀 줄도 아는 사람이지만, 그의 다정함은 표현 면에서 어딘가 약간 엉뚱한 점이 있다. 가령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는 칭찬이라든가, 누가 봐도 동생과의 찐한 포옹이 필요한 순간에 대뜸 오만원권 몇 장이 건네진다든가…. 서술한 것 외에도 많이 있다. 대부분은 표현의 서투름―주변에 사람이 적어도 너무 적었다.―과 결코 섬세하다고는 하지 못할 둔한 성격의 콜라보다.

 

  생긴 것처럼 마냥 착하고 순박하기만 한 성격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뚝심 있고 우직한 편에 더 가깝다. 이는 그의 생활 전반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있다. 전자 화면보단 직접 대면하는 것을, 컴퓨터보단 종이책을 더 선호한다. 어려워서 그러는 게 아니다. 정말이다.

  배틀그라운드…?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같은 거야?

1. 

  레지던트 1년 차.

원래는 서울 소재의 병원에서 근무한다. 산사태 이후 경무리 병원의 친구에게 연락을 받고 올라왔다. 한 달 전부터 이쪽의 병원 일을 하며 틈틈이 피해 복구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2.

  부모님과 1남 1녀로 이루어진 평범한 가족.

부모님은 유수의 건설업체를 운영하다 귀농했으며, 그런 이유로 풍족한 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났다. 이번 산사태 당시에도 부모님은 둘만의 제주도 여행을 가 계셨고, 덕분에 다행히도 집만 상하고 사람은 상하지 않았다. 

 

3.

  마을 사람들―특히 어르신들―에게 평판이 아주 좋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성실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어릴 적부터 마을 어른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지금은 뭐, 경무리의 아들 수준이다.

  당신이 아직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어쩌면) 짜증 나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하이고 참말로~ 웃집 아덜놈은 서울대 의대를 갔다는데~~

 

4.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기계에 약하다. 쓸 일이 없던 탓에 몇 번 사용해보지 않은 까닭이다. 

(검은 사각형의 크로스백 안에 담긴)

1. (도희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최신형) 스마트폰

2. 필기구와 노트

3. 소형 응급키트

: 멸균거즈, 면반창고, 과산화수소, 알콜스왑, 혼합밴드, 드레싱밴드, 붕대, 탄력붕대, 가위, 핀셋, 솜, 포타딘 용액, 면봉, 연고, 의료용 실, 스플린트(석고 부목) 등 

"도희야… 날… 차단했어……?"

 

  4살 터울의 여동생. 친남매다. 부딪히는 부분 없이 원만하고 끈끈하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비교적 데면데면했으나 서울서 함께 지내는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많이 가까워졌다. 철천지원수도, 없으면 죽고 못 사는 동생 바보도 아니다. 적당한 간격의 친근한 오빠 동생 사이. 

  최근 '유튜브'라는 것에서 동생의 인터넷 방송을 구독하기 위해 애쓰는 중인데, 아무래도 잘 안 풀린다.

[친동생 같은 존재]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형동생 사이. 둘이 어렸을 때는 믿음직스럽고 뭐든 수월하게 해내는 은희에게 꼭 붙어 졸졸 쫓아다니는 덕구의 모습을 곧잘 볼 수 있었다.

 

덕구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은희에게 더 크게 의지하게 된듯 하나 당시의 이야기는 껄끄러운지 잘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 어른들에게 물어도 둘이 숨바꼭질하러 가겠다고 놀러가는 것까지는 봤는데 돌아올 때는 덕구가 은희에게 업혀왔다, 이상의 이야기는 모르시는 듯 하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 때의 일이 은희가 응급의학과를 지망하게 된 이유와 연관되어있다고. 도시로 나온 이후로도 연락이 끊기지 않고 꾸준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어렸을 때와 변함없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형과, 친동생처럼 아끼는 동생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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